표류 관측의 계보
물에 띄워 흐름을 재 왔습니다
나무 조각이나 병을 물에 띄워 무언가를 잰다는 방법은 200년을 이어 왔습니다. 저희가 하려는 일은 새 발명이 아니라 그 계보의 지금 자리입니다.
아래 12장은 다른 사람들이 한 일이며 이타서울의 실적이 아닙니다. 카드마다 출처를 붙이고, 그 출처를 저희가 어떻게 확인했는지도 함께 적었습니다. 마지막 한 장만 저희 계획이고, 그것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표류체는 전량 회수하며 하천에 두고 오지 않습니다.
1575년
땔감을 던져 쟀습니다
15세기 말 뱃사람들은 배 앞머리에서 땔감 나무를 물에 던지고, 그것이 배 뒷부분을 지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쟀습니다. 배의 길이를 이미 알고 있었으니 시간만 재면 속도가 나왔습니다. 조리용 화덕에 쓸 땔감이 배에 넉넉히 실려 있어서 가능한 방법이었습니다. 이것을 Dutchman’s log 라 불렀고 1575년에 그 이름을 쓴 기록이 있습니다.
물에 뜨는 것으로 무언가를 잰다는 발상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1600년 무렵
나무를 세워 두었습니다
나무판을 부채꼴로 깎고 아래쪽에 납을 달아 물 위에 꼿꼿이 서게 만들었습니다. 배 뒤로 던지면 물의 저항을 받아 제자리에 머물렀고, 배가 나아가는 만큼 밧줄이 풀려 나갔습니다. 이것을 chip log 라 부릅니다.
이 나무는 흐름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멈춰 서서 배를 쟀습니다. 저희가 띄우는 것은 반대로 흘러가며 물을 잽니다.
같은 무렵
28초에서 47피트 3인치가 나왔습니다
뱃사람들은 시행착오를 거쳐 28초짜리 모래시계가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다음 28초와 한 시간의 비율을 해리(6,080피트)에 적용해 매듭을 묶을 간격을 계산했더니 47피트 3인치가 나왔습니다.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 손을 지나간 매듭 수가 곧 속도였고, 이 매듭의 이름이 오늘날 속도 단위 노트가 되었습니다.
단위가 도구에서 나왔습니다. 재는 방법이 정해지고 나서 눈금이 따라왔습니다.
1689년 무렵
기록이 책이 되었습니다
나무 조각으로 알아낸 속도와 방위와 날씨를 매일 적었고, 그 책을 logbook 이라 불렀습니다. 여기서 「기록하다」라는 뜻의 log 가 나왔습니다. 1842년에는 선원들이 logbook 을 줄여 log 라 부르는 것이 굳었습니다. 1960년대 시분할 컴퓨터가 누가 얼마나 썼는지 남기면서 log in 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거슬러 올라가면 이 나무 조각에 닿습니다.
저희가 남기려는 것도 그 log 입니다.
1802년
병을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1802년부터 표류병이 표층 해류의 속도와 방향을 알려 주는 지표로 쓰였습니다. 회신 카드를 유리병에 밀봉해 배나 해안에서 던지고, 주운 사람이 발견한 날짜와 장소를 적어 돌려보내면 출발점과 도착점을 견주어 경로를 추정했습니다.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해양학자 Dean Bumpus 는 40년에 걸쳐 수십만 개의 표류병 방류를 맡았습니다.
표류 관측은 200년 된 방법입니다. 저희가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1872년
물속에 저항판을 달았습니다
HMS Challenger 항해에서 표층 부표에 물속 저항판을 매단 표류체를 띄웠습니다. 오늘날 라그랑주 드리프터의 시작으로 꼽힙니다.
물의 흐름만 골라 재려면 바람에 밀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 문제를 150년 전에 이미 풀었습니다.
1962년
병 7,863개를 띄웠습니다
1962년 2월부터 1963년 12월 사이에 미국 상업수산국 갤버스턴 연구소가 멕시코만 북서부에 유리병 7,863개를 띄웠습니다. 어린 새우가 외해 산란장에서 연안 보육장으로 옮겨 가는 데 해류가 어떤 몫을 하는지 알아보려는 연구였습니다. 이 연구소가 지금의 NOAA Fisheries 입니다.
쓰레기를 만들려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진지한 수산 연구였습니다.
같은 해
BREAK BOTTLE, 사례금 50센트
병 안에는 주황색 글씨로 「BREAK BOTTLE」이라 적은 종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병을 깨고 엽서에 발견한 날짜와 장소를 적어 보내면 50센트를 받았습니다.
시민참여형 관측의 원형입니다. 주운 사람이 곧 관측자가 됩니다.
2019년
56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2019년 1월 토요일 해 뜰 무렵, Candy Duke 와 Jim Duke 부부가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의 Padre Island National Seashore 22마일 표지 근처를 걷다가 그 병 하나를 주웠습니다. 밀려온 나무들 사이에 섞여 있었습니다.
띄운 것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2020년
58년이 지나도 봉인은 멀쩡했습니다
이듬해에는 David Otto 와 Brandi Otto 가 플로리다 마르코섬에서 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유리는 깨지지 않았고 마개도 버텼습니다.
이 병이 물속에 있던 58년 동안 봉인은 멀쩡했습니다. 다만 물기와 약간의 바닷물과 모래가 들어가 종이가 젖고 찢어져 있었습니다.
유리는 58년을 견딥니다. 플라스틱은 더 오래 견딥니다.
1992년
사고로 28,800개가 쏟아졌습니다
1992년 1월 10일 북태평양에서 폭풍을 만난 화물선이 40피트 컨테이너 열두 개를 잃었습니다. 그중 하나에 어린이 목욕 장난감 28,800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노란 오리와 빨간 비버, 파란 거북, 초록 개구리였고 The First Years 가 판 「Friendly Floatees」였습니다. 해양학자 Curtis Ebbesmeyer 와 James Ingraham 은 이것을 뜻하지 않게 얻은 대규모 표류 실험으로 삼아, 어디에 언제 밀려왔는지를 모아 해류 모형을 검증했습니다. 사고 열 달 뒤인 1992년 11월 16일 출발점에서 3,200킬로미터 떨어진 알래스카 해안에 처음 닿았고, 일부는 2007년 영국 해안까지 갔습니다.
쓰레기가 흐름을 가르쳤습니다. 다만 그것들은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회수율은 2퍼센트입니다
유출 대응 훈련에 쓰는 표류 카드의 회수 신고율은 2퍼센트 안팎입니다. 1976년 유출을 추적하려고 띄운 카드 한 장을 48년 뒤에 발견한 일도 있습니다. NOAA 는 카드를 플라스틱에서 얇은 생분해 나무로 바꾸고 무독성 페인트를 쓰고 있습니다.
바다에서는 회수를 설계할 수 없습니다. 넓고 끝이 없어서 신고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천이라면 걷을 수 있습니다
하천은 폭이 좁고 짧으며 병목이 있습니다. 하류에 소형 표층 차단막을 두면 떠내려온 것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설계할 수 없는 전량 회수를 하천에서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띄운 개수와 걷은 개수를 나란히 적으려 합니다. 두 숫자가 같아야 이 활동이 성립하고, 같지 않으면 같지 않다고 적겠습니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잽니다
이 방법은 지금도 쓰입니다. 국내에서도 국외에서도 물에 뜨는 것을 띄워 하천에서 바다까지의 경로를 재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한 번의 조사로 끝납니다.
국내
제주 하천 하구 네 곳
강민경, 김도희, 박승원, 서보미, 박정우, 현창욱 (동아대학교) · 2025년
저비용 사물인터넷 드리프터 11기를 천미천과 금성천, 효돈천, 화북천 하구에 띄워 부유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쟀습니다. 오픈소스 마이크로컨트롤러로 만들었습니다.
우기인 2025년 7월 13일과 14일, 8월 10일과 11일 두 차례 띄웠습니다.
현행 대책은 수거와 정화 활동에 머물러 있고, 발생원을 찾거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과 같은 과학적 접근은 제한적입니다.
국내
낙동강 하류
장선웅, 서원찬, 윤홍주 · 2015년
위성 위치추적 부이로 낙동강 하류의 부유 쓰레기가 하구로 빠져나가는 특성을 분석했습니다. 하천 유량과 하굿둑 방류, 하구의 바람을 함께 봤습니다.
저희 첫 현장인 학장천이 흘러드는 그 낙동강이며, 이 조사 뒤로 같은 하천에서 이어간 관측을 저희는 찾지 못했습니다.
국외
이탈리아 아르노강
Merlino 외 (이탈리아 국립연구회의) · 2021년부터
오픈소스 마이크로컨트롤러에 위성 항법 수신기와 저전력 통신 모듈을 붙인 드리프터로, 강에서 바다로 나가는 플라스틱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기록했습니다. 만드는 법을 공개해 그 분야를 배우지 않은 사람도, 고등학생도 설명서만 따라 만들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2021년 4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 분산 실험을 했습니다.
국외
여러 나라의 하천
The Ocean Cleanup · 지금
드론과 위성 위치추적기, 다리 위 카메라로 하천을 먼저 조사하고, 그 조사 보고서로 차단 장치를 어디에 둘지 정합니다. 재는 것과 걷는 것을 잇는 순서가 저희가 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연구가 아니라 사업이라 이어집니다. 다만 조사도 설치도 그 단체가 하고, 시민이 만들거나 반복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조사 보고서를 써서 설치할 자리를 정합니다.
저희가 다르게 하려는 것 셋
- 한 번이 아니라 이어서 잽니다. 조사 기간이 끝나면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하천에 계속 둡니다.
- 연구자가 아니라 시민이 만들고 띄웁니다. 도면과 부품표와 펌웨어를 공개합니다.
- 재는 데서 끝나지 않고 걷습니다. 띄운 개수와 걷은 개수를 나란히 적습니다.
셋 다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조사로 끝나는 것은 그 연구의 목적이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다른 일을 하려는 것이지 그 연구가 모자란 것이 아닙니다.
드리프터 궤적 하나는 병 하나의 이동 경로이며, 그 하천 쓰레기의 전체 양이나 평균 이동 경로를 뜻하지 않습니다. 신호가 끊긴 구간은 걸림, 복개 구간, 회수, 고장 가운데 무엇 때문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출처를 카드마다 붙인 까닭은, 사실 카드가 출처 없이 돌면 그 자체가 검증할 수 없는 주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표가 없는 출처는 저희가 원문을 열어 문장을 맞춰 본 것이고, 「검색 요약 확인」 표가 붙은 10건은 그 서버가 자동 접근을 막거나 로그인을 요구해 원문을 열지 못하고 검색 요약으로만 확인한 것입니다. 어느 쪽인지 감추지 않으려고 적었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재고 무엇을 재지 않는지는 표류 데이터와 개인정보 처리 안내에 적었습니다.